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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연애 소식

김광진 필리버스터 5시간 32분 혈투

5시간 32분간 쉬지 않고 발언… 문병호 은수미 의원 이어가
- 김 의원 “왜 긴 시간동안 반대토론 하는지 이유를 고민해달라”

테러방지법 처리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첫 번째 주자로 나선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동료 의원의 구속 동의안 통과를 막기 위해 5시간 19분간 발언했던 기록을 깼다.

김 의원은 23일 오후 7시 7분쯤 첫 토론자로 단상에 오른 후 24일 오전 0시 39분까지 총 5시간 32분간 쉬지 않고 발언했다. 지난 1964년 4월 김 전 대통령이 세운 최장시간 발언 기록인 5시간 19분을 갱신했다. 김 의원은 평소보다 느린 속도로 말했고 A4 용지 15장짜리 ‘국가 대테러활동 지침’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기도 했다.

중간에 이석현 국회부의장이 “4시간 하셨는데 목이 괜찮겠느냐. 다른 의원에게 넘겨도 괜찮을 것 같은데”라고 제안했지만, 김 의원은 “조금 더 하겠다”며 발언을 이어갔다.

토론에서 김 의원은 정의화 국회의장이 ‘국가비상사태’를 이유로 테러방지법 직권 상정을 선포한 데 대해 “대통령이 아닌 국회의장이 국가비상사태로 간주하는 경우는 헌정 사상 처음”이라며 “역사의 시계추는 국민의 기본권과 자유가 철저히 유린당했던 국가비상사태와 계엄의 시대인 36년 전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지 않아도 현행 제도로도 충분히 테러에 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982년 대통령 훈령으로 만들어진 ‘국가 대테러 활동 지침’에 따라 현재에도 테러 대책 기구는 대통령 직속으로 두게 돼 있다”고 했다.

김 의원에 이어 문병호 국민의당 의원이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서 24일 새벽 12시 35분부터 2시 30분까지 2시간 가량 연설했다. 문 의원은 “국민의당은 테러방지법의 필요성을 인정하지만, 직권 상정된 테러방지법 내용에 동의할 수 없고 직권 상정 절차가 잘못됐기에 반대한다”며 “지금도 국정원의 권한은 무소불위인데, 영장도 없이 전화 감청과 계좌 추적을 허용하면 국정원 권한이 비대해진다. 인권침해와 선거 개입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현재 은수미 더민주 의원이 6시간 넘게 연설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김 의원 기록을 깬 것이다. 은 의원 다음에는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연설을 신청한 상태다.

초선 비례대표 의원이자 최연소 의원인 김 의원이 “경청해주셔서 감사하다”를 끝으로 발언을 마치자 자리를 지키던 더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기립해 박수를 보냈다. 문재인 전 대표는 김 의원이 발언을 마치고 30분이 지난 오전 1시 10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김광진 잘했다”고 격려했다.

김 의원은 24일 발언을 마치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필리버스터의 기록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왜 그 긴 시간 동안 반대토론을 하게 되는지 그 이유를 같이 고민해주시고, 많은 분들과 공유해 주십시요”라고 밝혔다. 국가정보원 권한 강화와 국민들의 기본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는 테러방지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촉구하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대통령을 위해서가 아니라 시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정치를 하겠습니다. 함께 해 주실 것을 믿습니다”라며 국민의 지지를 호소했다.